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직원들에게 1,1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무상 증여키로 하면서 삼성증권이 뜻밖의 수혜를 입고 있다. 주식 증여를 위해 필요한 직원들의 계좌가 모두 삼성증권에서 새로 개설되기 때문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임 회장의 주식 증여를 위해 전 계열사 2,800여명 직원들의 개인 계좌를 삼성증권에서 일괄적으로 개설했다. 이 계좌를 통해 직원 1인당 평균 4,000만원 상당의 한미사이언스 주식이 증여될 예정이다.
전날 한미약품그룹은 임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약 90만주를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등 그룹 전 직원들에게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임 회장이 보유한 개인 주식의 약 4.3%이자, 한미사이언스 전체 발행주식의 1.6%에 해당하는 규모다. 임 회장이 직원들에게 증여키로 한 주식의 가치를 지난해 말 종가(12만9,00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총 1,100억원에 달한다.
삼성증권은 이번 임 회장의 주식 증여로 적지 않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최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한 증권거래수수료가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낮은 만큼 한미약품 직원들의 계좌 개설에 따른 수수료 수익은 당장 크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자산관리서비스나 펀드, 연금저축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대규모 고객군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영업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