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사단에 독서카페를 기증한 전년삼(61) 스카이타운 회장은 군 복무 중인 장병들이 편안히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데 예비역들이 나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사관 출신인 전 회장은 33년의 군 복무를 마치고 부동산과 건설사업에서 성공을 거둬 2014년 ‘대한민국을 빛낸 한국인상’, 지난해엔 ‘창조경영 부문 대한민국 인물 대상’을 받았다.
전 회장처럼 예비역들의 후배 사랑이 독서카페로 이어지고 있다.
육군에 따르면 육군 부대에서 운영 중인 독서카페는 모두 102개에 달하며 22개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독서카페는 컨테이너에 책과 서가, 의자, 냉난방 시설을 갖춰 장병이 일과를 마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설치하는 데는 약 1,000만원이 든다.
현재 육군 부대에 설치된 독서카페 대부분은 민간인들이 기증한 것이다. 이들 중에는 군 복무 중인 후배들의 독서 공간을 마련해주겠다고 선뜻 나선 예비역들이 많다. 22사단 출신 정진혁(28) 예비역 병장은 과거 아르바이트로 번 돈과 현역 시절 꾸준히 모은 봉급을 합한 200만원에 부친인 정진영 이디플랜 회장의 성금을 보태 독서카페를 기증했다.
역시 22사단에서 근무했던 오승훈(57) 세봉 사장의 경우 독서카페를 기증한 후에도 지인인 기업인 2명을 독서카페 기증 릴레이에 동참시켰다.
3공수여단 출신으로 미국에서 막노동으로 시작해 정보기술(IT) 기업 성공신화를 일군 김윤종(68) 꿈·희망·미래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전방 부대 6곳에 독서카페를 기증했다. 육군은 곳곳에 설치된 독서카페가 병영 문화를 개선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2사단 금성대대의 경우 독서카페 설치 이후 한 해 겨우 1∼2권의 책을 읽던 장병들이 월평균 2권을 읽게 됐다고 한다. 게다가 이 부대의 검정고시 합격자는 2.3배 늘었고 징계 인원은 15% 감소했다. 장준규 육군참모총장도 지난 1일 육군 웹사이트에 올린 새해 인사에서 “이등병들이 선임병들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풍토가 서서히 조성되고 있다”며 “이런 부대에서는 병영 부조리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올해 1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일반전초(GOP)와 격오지 부대 310곳에 독서카페를 설치하고 2018년까지 이를 1,220개로 늘릴 계획이다./권홍우기자 hongw@sed.co.kr
육군 22사단에 독서카페를 기증한 오승훈(왼쪽) 세봉 사장이 최병혁 사단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 육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