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52’ 폭격기 한반도 상공 비행, 남북 군사적 긴장

다음날 항공모함 전단도 한반도 해역 파견 전망
북, 아직까지는 특이 대응 없어

미국의 전략자산인 B-52 폭격기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상응 조치로 한국에 전개됐다. 미국은 또 다음 달 하순께 핵추진 항공모함을 한국 근해에 파견할 예정이어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나흘째인 10일 미 공군은 장거리 폭격기인 ‘B-52’를 괌의 앤더슨 기지에서 이륙시켜 한반도 상공을 전격 비행한 뒤 괌으로 귀환시켰다. B-52 폭격기는 초도 생산 60년이 넘었지만 꾸준한 개량을 거처 3,000㎞ 떨어진 거리에서 북한의 지휘부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은 “B-52 한반도 비행은 한미동맹의 힘과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9일 육군 미사일사령부를 방문해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고조된 북핵 위협에 대한 만반의 대비태세를 지시했다. 육군 미사일사령부는 우리 군이 실전 배치한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유도탄 기지를 지휘하는 부대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는 킬체인의 사령탑이다.


미국은 특히 다음달께 핵 추진 항공모함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한반도 긴장 분위기가 3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을 낳았다. 한국과 미국군은 애초 3월 시작되는 야외기동훈련(FTX)인 독수리연습(FE) 때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을 한국 근해에 이동시킬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앞당겨 다음달 중순까지 진행될 키 리졸브 훈련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북의 반발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남 북한 노동당 비서는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수소탄 시험 완전 성공 경축 평양시 군민연환대회’의 축하 연설에서 “주체 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 성공을 배 아프게 여기고 있는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은 벌써부터 심리전 방송을 재개한다, 전략핵 폭격 비행대를 끌어들인다하며 나라의 정세를 전쟁 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만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사흘째인 이날까지 북한군의 도발 임박 징후는 아직 식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날 “대북 확성기 방송은 오늘도 최전방 10여 곳에서 비정기적으로 계속되고 있다”면서 “북한군의 도발 임박 징후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북한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이 있는 최전방 포병부대에 무기와 병력을 증강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남측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8월 10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에 따른 상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을 당시 북한군은 방송 재개 10일 만인 8월 20일 서부전선 포격 도발을 일으켰다. 이런 사실을 감안하면 우리 군이 지난 8일 대북 확성기를 재개한 이후 북한군이 사흘째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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