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종룡 "금융위내 '칸막이 문화' 없앨 것"

임종룡 금융위원장 인터뷰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위 내부에서조차 은행·증권·보험 등 각 업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행태를 뜯어고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의 편익을 위해 금융상품의 판매와 자문은 업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칸막이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임 위원장은 지난 7일 서울 광화문의 금융위 집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올해 첫 언론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문제는 금융위 내부에서조차 합의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업계가 쉽게 수용하지 않더라도 경쟁을 초래해 기업과 국민에게 혜택이 있는지만 보고 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금융위는 내부적으로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것과 증권사에 법인 지급결제를 허용하는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지만 은행 담당 부서와 증권 담당 부서 간 이견만 확인했다. 은행이 증권사처럼 투자일임업을 하게 되면 지점이 많고 일반 고객이 선호하는 은행에 손님을 뺏긴다는 게 증권업계의 예상이다. 반대로 증권사 계좌를 가진 법인이 은행 계좌처럼 돈을 주고받게 하면 은행의 대기업 고객이 줄어든다는 것이 은행업계의 우려다. 재벌 증권사가 계열 대기업의 주거래은행처럼 될 것이라는 점 때문에 금산분리 논쟁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임 위원장은 "커다란 이해 상충과 업계의 반발이 있지만 이를 뛰어넘어 오로지 시장만 보고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또 금융공기업부터 연봉제 전면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은행의 경우 전면 연봉제를 실시하는데 그렇지 않은 공기업도 있어 옳지 않다"며 "개인의 성과에 따라 보상이 철저히 달라지도록 금융공기업의 성과체계를 모두 같은 눈높이로 맞추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산업은행은 2010년 전 직원, 전 직급 연봉제를 도입했다. 성과급은 기본급의 43%를 기준으로 차등 지급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개별 민간 금융회사는 우리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지만 금융공기업은 우리가 주인"이라며 "직접 롤모델을 보여주면 민간 금융회사도 경쟁이라는 큰 흐름에 비춰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세원·조민규기자 w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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