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홍콩·싱가포르 등 화교경제권 부동산 중국 리스크 직격탄

투자 줄어들며 주택값 하락세

세계 다른 주요 도시와 달리 홍콩·싱가포르 등 화교 경제권의 부동산시장은 중국 경제둔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발 위기에 성장률이 꺾이고 거품 증가 우려에 정부가 규제조치를 내놓고 있는데다 지난 10년간 부동산 활황기를 이끌던 중국 본토 투자마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나이트프랭크는 올해 홍콩과 싱가포르의 고급 주택 가격이 각각 5%, 3.3%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중국 자본이 몰리는 호주 시드니와 뉴욕이 각각 10%, 5% 오를 것으로 예상된 것과 대비된다.

홍콩의 경우 지난달 거래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32%나 감소하는 등 이미 이상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4·4분기 중산층 거주 주택 가격은 6.9% 하락하며 분기 기준으로 7년 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앞으로 2~3년간 공급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미 달러화에 연동된 페그제에 홍콩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해외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집값이 최대 15% 폭락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온다. 홍콩 주택 가격은 중국 자본 유입 등에 힘입어 지난 12년간 6배로 폭등했다.

싱가포르 주택 가격도 지난 2014년 4%, 지난해 3.7% 급락하는 등 17년 만에 최장기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거래량은 2008년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줄었다. 장기간의 초저금리와 외국인 투자 수요 증가로 과열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60% 이하로 제한하는 등 규제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뉴욕=최형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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