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보증에 집 넘어가 한때 빈털터리로 지내"

배우자 빚 문제에 적극 해명
채무 변제 의지는 논란 남아

"연대보증으로 한때 집이 넘어가고 돈 한 푼 없는 빈털터리로 지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빚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본인은 10억원대 자산을 보유 중인데 부인 명의의 재산이 고작 15만원에 불과한 것은 빚 변제를 피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내놓은 답변이다. 하지만 경제수장이 되겠다는 유 후보자가 채무를 제대로 갚을 의지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다.

10일 유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부인의 채무상환을 피하기 위해 재산을 본인 명의로 몰아놓았다"는 의혹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유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자료를 보면 부인 함모씨의 전 재산은 두 곳의 은행 예금뿐으로 각각 15만원과 7,000원이다. 한 대부업체는 이들 계좌에 1억6,032만3,000원의 채권을 가압류로 걸어놓았다. 연대보증을 섰다가 생긴 채무가 부실채권(NPL)이 되자 대부업체가 수천만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후보자와 부인은 친인척이 벌인 사업에 선 연대보증이 잘못되면서 거액의 빚을 졌다. 채권추심으로 지난 2003년 아파트가 법원 경매로 넘어가고 보유했던 예금마저 전액 차압됐다. 그는 "지금은 재선 의원에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내고 부총리 후보자까지 된 특권 계층처럼 보이겠지만 당시는 재산 0원의 알거지로 전락해 피눈물을 삼키면서 살았다"며 "경제학 박사라는 사람이 빚보증을 잘못 서 망했다는 게 창피해 주위에 알리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이후 모은 월급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에 은행대출을 더해 아파트 한 채를 마련했다. 현재 지역구인 송파구에 전세를 얻어 지내고 있다. 총 재산은 부동산(15억3,846만원)과 예금(1억7,675만원), 미술품(2,200만원)에다 채무(7억1,500만원)를 합쳐 10억2,200만원이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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