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딜레마 “탈당파, 공천 다 줄 수도 없고…”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이 10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며 본격적인 세 불리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의 하위 20% 컷오프 평가가 완료되는 시점에 맞춰 호남 현역 의원들의 추가 합류 가능성이 높아 국민의당의 몸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와 함께 공천권을 둘러싼 안 의원과 탈당파의 ‘대립’이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민의당에 합류한 더민주 탈당파 의원들은 안 의원을 포함해 총 8명이다. 합류가 예상되는 최재천 무소속 의원과 권은희 의원을 합하면 총 10명이다. 또 13일 합류할 것으로 보이는 주승용 더민주 의원을 포함해 김관영 의원, 박지원 의원을 포함한 호남 의원의 추가 합류가 이뤄진다면 교섭단체 구성도 1월 중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교섭단체 구성이 된다면 80억 상당의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총선에서 큰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탈당파를 중심으로 몸집을 불리는 것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많다. 더민주의 ‘기호 2번’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국민의당에 합류한 현역의원들로부터 “공천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당에 합류했거나 합류가 예상되는 더민주 출신 의원 중 ‘총선불출마’를 한 의원은 최재천 의원 한 명뿐이다. 현역의원의 장점을 살려 더민주와 지역구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특히 탈당파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호남 출신 의원들의 교체를 바라는 호남 민심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많다. 경향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와 함께 현역 의원 교체 요구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4일 발표한 결과 호남 유권자 중 56%가 “교체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을 중심으로 뭉친 가신그룹과 탈당파 의원들의 분열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황주홍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안철수 의원 측이 호남 의원들에게 불출마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아직 논의된 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탈당파 측 관계자는 “안철수 의원 쪽에서 우리의 불출마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되기 전까지 참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그간 기자들과 만나 “탈당파 의원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공천 보장을 하지 않겠다”며 “정정당당하게 공천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박형윤기자man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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