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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표의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 사이의 야당 내 세력다툼이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 박영선 전 더민주 원내대표의 '선택'에 상당 부분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정동영 전 더민주 상임고문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손 전 고문과 박 전 원내대표는 중도 성향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 수도권 지역구라는 희소성까지 더해져 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로 두 야당 모두 두 거물 정치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계속되는 탈당 러시 속에서 집안 단속이 시급한 문 대표는 반드시 두 사람을 붙잡아둬야 하는 처지다. 문 대표는 앞서 박 전 원내대표에게 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제안한 데 이어 지난 10일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손 전 고문에게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당을 앞두고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는 안 의원 역시 적극적이다. 국민의당 측은 박 전 원내대표와 손 전 고문 주변을 통해 계속해서 합류를 요청하고 있다. 더민주를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합류한 김영환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 전 고문이 산에서 내려온다면 국민의당에 합류할 것"이라며 "박 전 원내대표가 결정해주시면 (수도권 의원들 중) 많은 분이 오실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작 양측의 영입 경쟁으로 몸값이 높아지고 있는 두 사람은 정중동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정치개혁의 새 물결에 헌신하느냐, 대통합의 밀알이 되느냐의 지점에 깊은 고민이 있다"고 전했다. 정계 은퇴를 선언한 손 전 고문은 일단 양측의 구애에도 불구하고 '중립'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손 전 고문의 측근인 신학용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현 상황에서 손 전 고문이 정계 은퇴 선언을 번복하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손 전 고문이 야권의 분열상을 그대로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통합을 위해 나설 상황이 오지 않겠느냐"고 여지를 남겼다.
이런 가운데 문 대표는 호남권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정 전 고문에게도 복귀를 요청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9일 정 전 고문을 찾아 '힘을 보태달라'고 설득했지만 일단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 측 유성엽 의원은 이와 관련, "정 전 고문이 더민주에 복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희와 함께할 것으로 알고 있고 저도 간곡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더민주 일각에서는 진보적 색채가 강한 정 전 고문이 보수를 아우르는 중도 성향의 국민의당을 택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진동영기자 j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