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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한 군사경계 태세를 단계적으로 밟아나가고 있다.
이순진 합참의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은 11일 경기도 오산의 공군작전사령부와 미 7공군사령부를 방문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최고 수준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라"고 지시했다. 한국군 합참의장과 주한미군 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 겸직)이 동시에 움직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군에 대한 군령권을 갖고 있는 합참의장과 전쟁 발발시 주한미군은 물론 한국군에 대한 전시작전권을 행사하는 한미연합사령관이 동행했다는 점은 긴장 속에 평시 경계 태세를 유지하면서도 유사시 즉각 연합전력을 운용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최고 수준의 통신 지휘 통제시설을 갖춘 오산기지를 방문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이 의장과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공군작전사령부 항공우주작전본부(KAOC)와 탄도탄작전통제소(KTMO CELL)도 둘러봤다. KAOC는 전시에 한미 연합 공군작전의 지휘부 역할을 하고 KTMO CELL은 북한의 탄도탄을 탐지·식별·요격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곳이다.
앞서 한민구 국방장관은 지난주 말 유도탄 사령부를 방문해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정리하자면 전쟁이 발발할 때 육·해·공 3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는 상황 속에서도 반격 우선순위가 높은 무력자산을 국방부 장관과 합찹의장·한미연합사령관이 순차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는 얘기다. 유사시 반격 시나리오에 나오는 대로 한미 정찰자산에 의한 전쟁상황 보고→군 통수권자의 상황판단과 결정→각종 미사일을 동원한 대북 보복→공군력에 의한 적 핵심시설 공습·파괴 순서까지 점검을 마친 셈이다.
한미 연합전력은 다른 대응카드도 준비하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1일 "B-52 이외 나머지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추가 전개하는 문제는 한미가 긴밀하게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가 전개될 미국의 전략자산으로는 B-2 스텔스 폭격기와 핵 항공모함 등이 꼽힌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북한의 태도에 달렸다. B-52의 한반도 전개에 대해서도 맹비난하고 나선 북한은 미사일 발사 등으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시기가 문제인데 북의 특별한 동향이 없더라도 미국의 항공모항 진입시간을 고려할 때 한반도의 긴장은 오는 3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