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신수종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바이오·제약 분야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최종 결정했다. 시가총액이 최소 10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증시에 입성할 경우 바이오·제약주 투자 열풍에 또다시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거래소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안에 국내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한국거래소의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증시와 미국 나스닥을 저울질하다 오랜 고심 끝에 최근 국내 증시 상장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IB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로직스는 당초 지난해 12월21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3공장 기공식에서 국내 상장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이 행사에 참석하면서 발표를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나스닥'행이 유력했다. 하지만 삼성의 차세대 주력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시장에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는 더 높게 평가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국내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고 비판적 여론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국내 증시 상장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올 상반기 나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인 상황에서 모회사마저 미국행을 택하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둘러싼 외국계 헤지펀드의 공세 당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국민연금을 비롯해 국내 주주들이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며 백기사 역할을 자처했던 점도 국내 상장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반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나스닥 상장이 마무리되는 대로 국내 상장 절차에 돌입해 하반기에 증시에 입성할 계획이다. 현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가운데 어느 곳에 상장할지를 두고 막판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후 시가총액을 최소 10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이날 기준 코스피 시총 23위이자 코스닥 시총 1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증시에 상장할 경우 호텔롯데와 더불어 올해 IPO 최대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