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노르웨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 3개국의 국내 주식 보유 규모는 지난해 11월 말 현재 30조6,9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고점이던 지난 2014년 7월(41조3,410억원)에 비해 10조6,430억원(25.7%)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6.5%(460조3,070억원→430억1,600억원) 주는 데 그친 점에 비춰볼 때 오일머니의 이탈이 만만치 않은 수준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산유국은 국제 유가의 하락으로 재정 압박이 커지면서 국부 펀드 등을 통해 해외에 투자한 자금을 빠르게 거둬들이고 있다.
선성인 신한금투 연구원은 “그동안은 원유 수출로 번 오일머니가 해외 증시에 대거 투자됐지만, 최근 저유가로 산유국 재정 악화가 두드러지면서 이를 회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 연구원은 “특히 한국은 그간 산유국의 투자 비중이 높았던 만큼 자금 유출 강도도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유가로 인한 오일머니 이탈은 가뜩이나 악화된 외국인 수급에 이미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6일 하루 한국항공우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인한 순매수 전환을 제외하면 지난달 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2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3,000억원에 가까운 한국 주식을 팔아치웠다. 역대 최장 순매도 기간은 지난 2008년 6월9일~7월23일의 33거래일이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