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과거와 다른 전방위 대북압박"

6자회담 수석 회동서 합의
중·러 건설적 역할 유도도

한국과 미국·일본 등 3개국은 제4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해 과거와는 차별화된 압박외교로 '강력하고 포괄적인' 내용의 집중적인 전방위 압박외교를 전개하기로 했다.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한미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13일 오후 서울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결의를 비롯한 대북 제재 조치와 다양한 대응방안을 검토하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황 본부장은 회동 전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과거와는 다른 차별화된 (북핵)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한미일 3국은 강력하고 포괄적인 안보리 제재 결의를 채택하는 데 외교적 노력을 집중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가용한 수단들을 강구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력, 포괄적' 대북 제재의 내용에 대해서는 안보리에서 논의가 막 시작됐다면서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성 김 대표도 기자들에게 "한미일은 안보리에서 의미 있는 새로운 제재 결의가 도출돼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면서 "이번 도발에 매우 강력한 대응을 해나가려는 단호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성 김 대표는 안보리 결의에 '새 제재 조치'가 도입되기를 기대한다고도 말해 한미일 3국이 제재 강화를 위해 결의안에 새로운 제재 요소 도입을 추진한다는 것을 시사했다.

한미일 수석대표는 이와 함께 실효적 대북 제재의 열쇠를 쥔 중국과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성 김 대표는 "중국도 우리가 과거와 같은 (북핵) 접근법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할 것"이라면서 "의미 있는 안보리 결의를 도출하기 위해 중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황 본부장은 이날 한미일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14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난다. 이어 오는 19일에는 모스크바를 찾아 러시아 측 수석대표인 이고르 마르굴로프 외교부 아태차관과도 회동한다. 중국과 함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 역시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회동 결과가 주목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이날 오후5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전화통화를 했다.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1주일 뒤에야 성사된 이날 통화에서 라브로프 장관은 "북핵 불용과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라는 큰 틀 아래 한국 등 유관국과 긴밀히 협의하는 가운데 안보리 협의 과정에도 적극 참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임성남 외교부 차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부장관이 전화통화를 하고 북핵에 대응한 강력한 한미 공조를 확인했다. 임 차관은 16일 도쿄에서 블링컨 부장관, 사이키 아키타카 일본 외무성 차관과 제2차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를 가질 예정이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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