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기업 대출 6년 만에 첫 감소… 가계 대출은 78조 늘어 7년래 최대

한은 12월 금융시장 동향
회사채도 8년 만에 '순상환'
자금조달 통한 투자확대 신중
중기는 대출 52조 늘려 대조




지난해 은행의 대기업 대출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처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를 찾지 못해 상환되는 회사채 규모도 지난 2007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순상환을 기록했다. 반면 주택거래가 증가하면서 가계대출은 7년 만에 최대 규모로 늘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1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164조4,121억원으로 전년 대비 4조5,000억원 줄었다. 은행의 대기업 대출이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가 높았던 2009년(-5조2,000억원)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를 보면 대기업에 대한 신용 경계감 등이 높아져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하는 측면이 있고 기업도 대내외 불확실성 때문에 자금조달을 통해 투자를 늘리는 데는 신중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간접금융 시장의 사정도 좋지 않다. 지난해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회사채는 2007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순상환(3,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4개월간 순상환된 규모는 3조8,000억원에 달한다. 기업어음은 한 해 동안 3조7,000억원 순상환됐다.

다만 중소기업 대출은 자영업자 대출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52조8,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38조9,000억원으로 연간 29조7,000억원 증가했다.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가계대출은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39조1,493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포함)으로 전년 대비 78조원 늘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477조2,000억원으로 70조3,000억원 증가했고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나머지 대출잔액은 161조2,000억원으로 8조원 늘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