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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일자리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차선책으로 노동계에서 반대하고 있는 기간제법과 파견법 중에서 기간제법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대신 파견법은 받아들여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제안을 계기로 노동개혁 4법만이라도 통과돼 당장 일자리를 기다리고 있는 청년과 국민, 일손이 부족해 납기일도 제때 맞추지 못하는 어려운 기업들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타협안을 제시한 만큼 한국노총 등 노동계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대승적으로 수용해달라는 절실함이 배어 있다. 노동개혁 4법은 당초 정부·여당이 추진했던 노동개혁 5법 가운데 기간제법을 제외한 근로기준법·고용보험범·산업재해보상보호법·파견법 등을 말한다.
박 대통령은 노사정 합의 파기 입장을 낸 한국노총에 대해 "9·15 노사정 대타협은 일자리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사정의 고통분담 실천 선언이자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국민과의 약속은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다. 노동계는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 "일하고 싶어하는 국민을 위해,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절박하게 호소하고 있는 노동개혁 4법과 경제활성화법을 1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주셔야 한다"며 "이번에도 통과시켜주지 않고 계속 방치한다면 국회는 국민을 대신하는 민의의 전당이 아닌 개인의 정치를 추구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외교안보 라인 문책론에 대해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어느 때보다 엄중한데 문책론을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개헌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경제가) 발목을 잡히고 나라가 어찌 될지 한 치 앞도 모르는 상황에서 개헌을 말하는 것은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면서 "지금 우리 상황이 (개헌론이 제기될 경우) 블랙홀같이 모든 것을 빨아들여도 상관없을 정도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냐"고 말했다. 또 "청년들은 고용절벽에 처해 하루가 급한 상황인데 이러한 문제를 풀면서 말을 해야지 염치가 있는 것 아니냐"며 개헌보다 시급한 것은 고용창출 등 민생경제 회복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서정명·박경훈기자 vicsj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