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소비ㆍ대형IT주 부진 등에 급락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 대형 정보기술(IT)주와 소비재 업종이 크게 하락한 여파로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4.81포인트(2.21%) 내린 1만6,151,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8.40포인트(2.50%) 떨어진 1,890.28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159.85포인트(3.41%) 낮은 4,526.06에 장을 마감했다.

S&P지수는 지난해 10월 2일 이후 3개월만에 심리적 지지선인 1,900선을 하회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 전환해 꾸준히 하락폭을 확대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 기술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주요 지수를 끌어내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위원들이 비둘기파적인 발언들을 내놓으며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 못한 데다 연준의 경기평가 보고서에서도 제조업 활동 등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알파벳 앞글자를 모은 이른바 ‘팡(FANG)’ 주식이 큰 폭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미국 증시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던 넷플릭스는 8% 이상 떨어졌고, 아마존과 알파벳(구글)이 각각 5%와 3% 이상, 페이드북도 4% 가까이 하락했다. 기술 대장주 애플도 2.5%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소비재 업종이 3% 이상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24일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4% 급락세를 나타낸 이후 가장 큰 폭의 내림세다.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금융 업종도 2% 넘게 떨어졌고, 헬스케어업종과 산업업종, 소재업종 등도 2%가량 하락하는 등 전 업종이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이날 발표된 베이지북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연준의 12개 관할지역 중 10개 지역에서 성장 흐름을 나타냈다. 다만, 전반적인 임금 상승 압력은 “상대적으로 제한”됐고, 물가 상승 압력도 미미했다. 제조업 활동은 거의 절반의 지역에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자재 가격 하락과 해외 여건 약화, 환율 움직임이 제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1월4일까지의 경기 활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달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의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이날 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 경기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뜻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에릭 로젠그렌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취약한 해외 여건이 연준의 올해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위험 요인이 된다고 진단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보스턴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연준의 올해 4번 금리 인상 전망은 “합리적인 추정”이라면서도 “경기 하방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위험은 취약한 해외 여건을 반영한 것이라며 오직 “제한적인 지표”만이 물가가 2018년까지 목표치인 2%로 돌아갈 것이라는 연준의 전망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천천히 올리길 원한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에번스 총재는 아이오와주의 시더래피즈 연설에서 “합리적인 기간 안에 물가가 목표에 도달하도록 돕기 위해 아주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뉴욕유가는 중국발 호재에도 미국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 급증에 따른 매물로 소폭 상승한 데 그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센트(0.1%) 오른 30.48달러에 마쳐 8영업일 만에 처음으로 올랐다. 반면 2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55센트 내린 30.31달러에 마감돼 종가 기준으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브렌트유는 이날 장중 한때 2004년 이후 처음으로 30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12.24% 상승한 25.22를 기록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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