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위산업체의 수출액이 34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를 찍었던 지난 2014년보다 3.3% 감소한 금액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제 침체와 무역 위축 속에 각국의 국방예산 감축 분위기와 방산 비리 수사로 인한 국내 방산업계의 대외 마케팅 위축을 감안할 때 상대적인 호성적으로 평가된다.
국내 방산 수출액은 2000년대 초반까지 2~5억달러 수준에 머물다 2007년부터 탄력을 받기 시작해 2008년 10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011년 23억8,200만달러, 2014년 36억1,000만달러로 급신장세를 보여왔다. 방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7억달러 수준을 밑돌던 방산 수출액이 하반기 들어 크게 늘어나기 시작해 9월 말 20억달러를 넘기고 연말로 갈수록 수출이 늘어나 나름대로 호성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급감이 예상되던 방산 수출이 감소 폭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데 성공한 것은 하반기에 항공기와 자주포 등 대형 사업들이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탄약과 소모품 위주이던 전과 달리 최근 들어 체계를 수출하는 경우가 많아져 수입국의 운용·유지를 위한 추가 수출이 증가한 점도 방산 수출 감소 최소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산업계에서는 "방산 수출이 시장 개척과 상담, 실계약 체결까지 걸리는 시간이 5~10년 단위여서 최근의 방산비리 수사의 영향은 나중에 나타날 것"이라며 "앞으로 4년 후에는 방산 생산 및 수요 감소 요인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방산 물품을 수입하는 국가의 대부분이 중남미나 중동·아시아·동유럽의 개발도상국이나 산유국인 경우가 많아 수요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방위사업청은 수출 유지에 공헌한 방위산업체를 격려하되 앞으로는 방산 수출액 규모를 연간 단위로 1회 발표할 계획이다. 이는 전략 물자인 방산 물자 수출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국가가 많지 않은데다 자칫 국제인권단체를 자극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장명진 방사청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반짝 실적을 거뒀다고 내세우지 말고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는 올해만큼은 대형 물량 수출이 수 건 예정돼 있어 평년 수준 이상의 수출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권홍우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