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사업 특혜 논란이 제기됐던 서울 우면산터널의 최소운영수입 보장(MRG)이 전격 폐지되고 오는 2033년까지 17년간 통행료가 동결된다.

14일 서울시는 민자사업 특혜와 시민 통행료 부담 등 지적을 받아온 우면산터널 MRG를 폐지하는 내용으로 사업자인 '우면산인프라웨이'와 변경 실시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우면산터널은 지난 2013년 10월 지하철 9호선의 기존 주주를 완전히 바꾸면서 MRG를 폐지한 후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MRG사업이었다. 현재는 법으로 민자사업에 MRG 도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우면산터널처럼 2006년 이전에 도입된 사업들은 MRG 수혜를 입어 왔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수입분할관리방식 도입과 일부 주주의 교체로 집약된다. 수입분할관리는 민간 사업자가 전체 통행료 수입을 관리하고 비용을 자체 집행하던 것을 민간 사업자와 서울시가 일정비율대로 나눠 관리하는 방식이다. 통행료 분할 비율은 사업자가 33~38%가량, 나머지는 서울시가 갖게 된다. 사업자는 이를 주주배당 등을 통해 일정 수익을 챙기고 서울시는 차입금에 대한 원리금을 상환하는 데 쓴다.


똑같은 통행료 수입으로 사업자는 원리금 상환부담 없이 적정수익을 가질 수 있고 서울시는 사업자 대신 원리금 상환 관리를 하게 돼 외부 재무적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 우려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번 협약에서 기존 주주 가운데 서울시 산하기관인 SH공사와 재향군인회 등 일부 주주는 나가고 흥국생명과 한화손보가 새로 참여했다. 기존 교직원공제회는 사모펀드(파인스트리트우면산터널전문 사모투자신탁1회)로 재투자해 지분 49%를 확보해 1대 주주가 됐다. 가장 큰 관심이던 맥쿼리인프라는 36% 비율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2대 주주로 물러났다. 흥국생명·한화손보는 15%의 지분을 갖는다.

서울시는 그동안 실시협약 변경에 반대 입장을 펴온 맥쿼리 측을 압박하기 위해 공익처분 등 강제퇴출 방안까지 검토할 정도로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맥쿼리는 수익률 감소에도 지분을 그대로 유지했다.

서울시는 이번 재구조화를 통해 사업자에게 11.36%의 고수익을 보장해주던 것을 저금리 기조에 맞게 현실화해 5.37%로 하향 조정했다. 이를 통해 1,587억원의 재정절감 효과를 보게 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서울시는 또 2033년까지 통행료를 2,500원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로 인한 시민편익은 1,07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서울시가 마지막 민자사업 MRG까지 폐지함에 따라 전국의 다른 MRG 사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홍길기자 wha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