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궈선 샤먼대 대만연구원장 "시진핑-치이잉원 만남 없을 것"

야당 집권땐 양안관계 악화
정치 교류·수준 후퇴 불보듯

류궈선 대만연구원장



"시진핑 주석과 차이잉원이 만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중국 내 대만 연구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샤먼대 대만연구원의 류궈선(사진) 원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진당 집권 이후 양안 관계의 변화를 한마디로 요약했다.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성사된 시마회담(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의 정상회담)과 같은 역사적인 양안 관계 발전은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류 원장은 "공산당과 민진당은 공동의 정치적 기초가 없다"며 "차이 민진당 총통 후보가 집권할 경우 양안 관계는 굉장히 불안정한 시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 교류는 물론 수준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중국 입장에서 대만의 독립을 불쾌하게 생각하는 인민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 인민일보 등 관영매체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는 '92공동인식'을 사실상 부정하는 차이 후보에게 "엄중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류 원장은 다만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민간 교류가 후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재 양안 교류의 주체는 민간"이라며 "집권당이 바뀌었다고 해서 대만도 평화발전의 추세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 내에서도 대만 정권교체 이후 양안 관계를 비정부적이고 비정당적인 민간 관계로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 후보도 양안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현상유지'라는 말로 무마하며 급속한 변화를 경계하고 있다.

류 원장은 그러나 양안 관계의 주도권이 중국의 손을 떠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양안 관계가 베이징의 손을 떠난다면 중국은 새로운 불안과 동요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며 "양안 갈등은 양안 인민들의 이익과 행복을 뺏어가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타이베이=김현수특파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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