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6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미국 금리 인상, 중국 증시 급락 등 대외 불안요인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감세에도 불구하고 움츠러들지 않고 투자를 늘려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6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하는 내용의 경영전략을 마련했다고 14일 밝혔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16일 경기 이천시 본사에서 임원을 소집해 워크숍을 열고 올해 경영전략을 확정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이천 M14 공장 증설 투자 등을 포함해 6조4,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쏟아부어 사상 최고 수준의 투자를 집행했으며 올해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확대 투자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SK하이닉스의 이번 결정은 4년 전인 지난 2012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내렸던 과감한 선택과 꼭 닮았다. 당시 반도체 시장 '다운 사이클' 속에서 SK하이닉스를 품에 안은 최 회장은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설투자를 10% 이상 늘리는 결정을 내려 SK하이닉스를 삼성전자와 더불어 글로벌 2강(强) 기업으로 키워냈다.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5조3,000억원대로 추산돼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2년 연속 5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올해 역시 주력 제품인 D램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애플 등 주요 고객이 스마트폰 감산에 나서고 있어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최 회장은 "올해야말로 경쟁자들을 따돌리기 위한 투자의 적기(適期)"라며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시장 상황에 맞춰 투자를 줄이는 보수적인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이를 뒤집은 것이다.
SK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과감한 투자로 위기극복 DNA를 재가동해 성장 기반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