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이란 금융거래 허가제’ 중단

17일부터 한은 허가 없이 거래 가능
교역·투자, 해외건설 가이드라인도 폐지

서방의 이란 제재가 16일(현지시간)부로 해제되면서 우리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대이란 금융거래 시 필요했던 허가제를 17일부터 일시 중단시켜 금융거래를 자유화시켰으며 교역 및 투자 가이드라인, 해외건설 가이드라인도 폐지했다.

17일 기획재정부 등 정부 유관 부처는 “17일부터 대이란 금융거래를 위한 한국은행 허가제를 기재부 장관 통첩을 통해 일시 중단시킨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란과 금융거래를 하려는 우리 금융사는 한은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했다. 정부는 “지침 개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기재부 통첩을 통해 허가제 시행을 일시 중단한다”고 덧붙였다.

대이란 교역금지 내용을 규정한 ‘이란 교역 및 투자 가이드라인’도 17일부터 폐지됐다. 전략물자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기관의 허가를 받는 경우에 한해 수출할 수 있고 이외 석유화학제품, 자동차, 귀금속 등은 자유롭게 수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란과 교역하고자 했던 기업들은 전략물자관리원에서 받아야 했던 ‘비금지확인서’도 앞으로는 필요하지 않게 된다.


‘해외건설활동 가이드라인’도 폐지됐다. 국내 기업이 이란에 사업을 수주할 때 필요했던 ‘비제한 대상공사 확인서’ 발급 없이도 건설사업 수주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서방의 이란 제재가 해제됨에 따라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일단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매년 축소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정유사들이 국내 수요에 맞추어 수입량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이란 일반 기업은 물론 NIOC(이란국영석유회사) 등 이란 주요 국영기업 및 은행들과 거래도 자유로워지며 사회간접자본(SOC), 건축 등의 사업수주 길도 열린다.

기재부 관계자는 “다만 우리 기업이 이란과의 계약 체결 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가 복귀되면 배상금 없이 계약이 자동 해지된다’는 문구를 포함시키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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