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쿡방·드라마 트렌드 주도… CJ 등 케이블 채널 급부상

불황에 지상파·종편 투자 주춤 속 대기업은 콘텐츠 제작 지원 적극
시청률도 젊은층서 증가율 높아

지난해 11월 국내 미디어시장을 뒤흔들만한 잠재력을 가진 사건이 일어났다, CJ그룹이 케이블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SK텔레콤에 매각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CJ가 미디어 콘텐츠제작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CJ그룹은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주식 53.8%를 SK텔레콤에 매각하면서 1조원을 받기로 했다.

국내 최대의 미디어 업체는 지상파 3사나 종편 언론사들이 아닌 CJ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CJ는 OCN·Mnet·투니버스 등 10여개의 케이블방송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응답하라 1988'을 제작한 tvN도 그중에 하나다. 일부 채널을 정리하고 콘텐츠 품질 향상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첫 작품이 응팔인 셈이다.


과거 지상파 위주였던 국내 미디어시장이 종합편성채널(종편)의 출현으로 재편기를 보낸 후 이제는 케이블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 문제는 콘텐츠다. 콘텐츠의 질이 방송의 최종결과를 좌우하는 것이다. 경기침체에 따라 지상파 방송과 함께 언론사들이 소유한 종편은 투자에 주춤하고 있다. 반면 대규모 자금력의 대기업들이 지원하는 케이블 주요 채널이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광고시장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 최고 광고금액로 MBC '무한도전'이 1,242만원(15초)이었는 데 응팔은 1,035만원까지 올랐다. 지상파라는 프리미엄을 빼면 tvN이 MBC를 앞섰다고 볼 수 있다. tvN은 '꽃보다 할배' 시리즈의 예능, '집밥 백선생' 등 쿡방에서도 트렌드를 주도하며 명성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다매체시대에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는 가운데 적극적인 소비자들의 선택에 따라 미디어시장이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15년 방송매체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지상파방송의 프로그램을 시청한 사람들이 다수이기는 하지만 연령대가 낮아질 수록 점유율이 떨어졌다.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95.8%, 97.3%가 지상파를 봤지만 이 비율은 20대와 10대애서 각각 91.3%, 89.0%였다. 특히 낮 시간대 지상파는 오히려 추월당했다. 오후 1~4시 사이에는 케이블·종편 등 유료방송 실시간 시청이 지상파 실시간 시청보다 높게 나타났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