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란 경제제재 해제, 중동 특수 돌파구 삼아야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그동안 부과해온 경제·금융제재가 16일 해제됐다. 이란이 지난해 7월 주요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과 핵협상을 타결한 지 6개월 만이다. 이란 제재가 풀리면서 우리 기업의 이란 시장 진출 지원을 위한 정부의 후속조치도 발 빠르게 마련되고 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원유·자동차·조선·해운·귀금속 등의 품목에 내려진 이란과의 거래금지 조치는 모두 풀리게 된다.

이란 특수는 우리 경제계에 오랜만의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이란은 전 세계 가스 매장량 1위, 원유 매장량 4위의 '자원 부국'이다. 게다가 오랜 제재로 침체된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이란이 그동안 미뤄왔던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할 경우 주요 협력 파트너인 우리나라에 미치는 긍정적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 건설시장이 올해에 1,544억달러(약 176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는 해외건설협회의 보고서도 고무적이다. 그러잖아도 건설 업계는 저유가로 재정상황이 악화된 산유국들이 플랜트 발주를 잇따라 취소하거나 미루는 바람에 중동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 중동 지역 수주액은 165억달러로 전년 대비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우리 기업의 이란 시장 진출 전망은 밝은 편이다. KOTRA가 17일 발표한 설문 자료에 따르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 이후 한국 기업과 거래하는 이란 바이어의 90%가 한국과의 교역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한 바이어의 44%는 한국 기업과의 거래를 최대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과 정부는 이란 진출 및 수출전략을 새로 짜는 이인삼각의 협조체제를 하루빨리 가동하기 바란다. 다만 이란이 핵합의안의 약속을 어길 경우 제재가 원상복구되는 '스냅백' 조항이 들어 있는 만큼 당분간은 만약에 대비한 플랜B를 갖춰놓는 작업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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