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빛나나

글로벌 경제 불안감에 금값 오름세… 올 2.7% 껑충
"안전자산 선호로 수요 늘고 생산은 한계점… 상승세 지속"


연초 글로벌 증시 추락으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의 회복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갈 곳을 잃은 글로벌 자금이 금으로 도피하고 있는데다 생산량이 정점에 달했다는 전망이 나와서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온스당 1,090.60달러를 기록해 올 들어 2.7% 올랐다. 금값은 2011년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사태가 맞물리면서 온스당 1,9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둔 지난해 11월에는 1,050달러대까지 주저앉으며 1,000달러선을 위협받았다. 하지만 올 들어 중국 증시 급락으로 세계 경제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금값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업계에서는 금 생산이 한계에 부딪혀 향후 가격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세계 최대 금광 업체인 배릭골드의 켈빈 두시니스키 사장은 "(금광이 고갈돼) 금광 개발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는데다 품질도 떨어져 중장기적인 금값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금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한정돼 있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귀금속 컨설팅 업체 톰슨로이터GFMS에 따르면 올 세계 금 생산량은 전년 대비 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 예측이 현실화하면 금 생산량은 8년 만에 처음 감소세로 전환하게 된다. 지난해 금 생산량은 사상 최대인 3,155톤으로 전년 대비 1%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광 업체인 폴리메탈의 비탈리 네시스 최고경영자(CEO)는 "수요 측면에서 금값을 예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공급감소가 주도하는 금값 회복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금 공급량이 지난해 4·4분기에 정점을 찍었으며 향후 3~4년간 15~2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글로벌 증시 불안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 속도를 당초 예상보다 늦출 것이라는 전망도 금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실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5일 뉴저지 강연에서 "추가 금리 인상은 매우 완만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지난해 12월 금리 인상 직후 성명에서 언급한 "완만한 추가 금리 인상"에 '매우'가 붙은 것으로 당초 연준의 예상보다 긴축 속도가 더욱 더뎌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셈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금값은 통상 하락세를 나타낸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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