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북아프리카 난민 차단하라"

범죄 혐의 40명 연행… 감독강화
알제리·모로코 출신 추방 추진도

독일 정부가 북아프리카 난민 추방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말 쾰른에서 벌어진 성범죄 사건 용의자 중 다수가 북아프리카 난민 출신으로 드러난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정부가 이 지역 출신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감독 강화에 나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독일 당국이 전날 뒤셀도르프 시내에 경찰 300명을 투입한 대대적 검문·검거 작전을 벌여 북아프리카 출신 40명을 연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소매치기와 절도·마약 관련 범죄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들 중 38명은 불법체류자로 알려졌다. 경찰 당국은 이번 검거작전이 쾰른 성범죄 사건과는 무관하며 이미 지난 2014년 여름에 작성된 북아프리카 출신 난민 범죄 관련 특별 보고서에 근거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 쾰른 사건 이후 독일 정부는 알제리와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출신 난민 차단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WSJ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알제리와 모로코 출신 난민 신청자들을 난민보호소 대신 추방자 대기시설로 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독일 현지 언론인 벨트암존탁은 메르켈 총리와 호르스트 제호퍼 바이에른주총리가 알제리와 모로코 난민신청자를 더는 난민보호소에 받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의 부대변인도 이날 모로코와 알제리를 '안전국가'로 분류해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안전국가로 분류된 국가는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조기 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 독일이 안전국가로 분류한 곳은 코소보·알바니아·몬테네그로 등 발칸반도 국가들이다.

독일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독일로 유입된 알제리 난민신청자는 2,296명으로 같은 해 6월의 847명보다 크게 늘었으며 모로코에서 유입된 난민신청자도 같은 기간 368명에서 2,896명으로 급증했다. 쾰른이 속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13개월간 발생 범죄 중 40%가 알제리·모로코·튀니지 출신 이민자들의 소행이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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