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조3,477억달러(지난 2014년 기준, 영국 리서치&컨설팅 업체 데이터모니터 기준)에 달하는 전 세계 식품시장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거대인구를 등에 업은 중국과 할랄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면서 유럽에 밀렸던 아시아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식품산업 규모는 1조8,342억달러(2014년 기준)로 유럽(1조8,025억달러)을 제치고 처음으로 전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전 세계 자동차시장(1조 6,576억달러)과 철강시장(1조453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 성장세가 가파르다.
특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산아제한 규제 철폐 등으로 우리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의 대표 이슬람권인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와 중동 할랄시장을 모두 합치면 인구만 20억명이 넘는다. 시장 규모도 중국 1,000조원에 아시아 할랄권 1,000조원(전 세계 할랄 시장 1조2,910억달러, 2013년 기준) 등 대략 2,00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우리 농산품의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을 합치면 아시아 식품시장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우리로서는 작은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중국·일본과 할랄 시장권을 잇는 수출길을 열어야 희망이 있다.
실제 우리의 이들 지역 농식품 수출은 글로벌 교역부진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완연하다. 지난해 대중 수출은 10억4,800만달러(잠정치)로 5년 전인 2010년(5억5,600만달러)에 비해 88.5%(4억9,200만달러)나 급증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포인트 늘었다. 우리의 대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걸프6개국(GCC) 수출 비중도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10.11%(잠정치)를 기록했다. 그 결과 중국과 아시아 할랄권 수출은 지난해 총 16억6,600만달러(잠정치)로 식품 수출이 1.1% 줄어드는 와중에도 3.5% 증가했다. 지난해 식품을 비롯한 전체 우리 수출이 7.9%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음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갖춘 시장이라는 점에서 공을 더 들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아시아 먹거리 시장 공략이 우리 수출의 새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거대시장이자 신시장으로 분류되는 중국과 할랄시장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