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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삼성그룹 상무 직급에 오른 신임 임원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이 부회장은 그룹을 이끌어갈 신임 상무들에게 3년 차에 접어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투병, 글로벌 경영환경 악화처럼 삼성 안팎에 산재한 불안요소를 극복하고 신사업 등을 통해 활로를 뚫어줄 것을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18일 저녁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서 신임 상무 197명의 부부동반 만찬을 주재했다. 이 부회장의 올해 첫 공식 행사이기도 한 이 만찬에는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과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진(CEO)이 총출동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임원들은 지난 14일부터 삼성전자 용인 인력개발원에서 합숙하며 임원으로서 기본소양을 익혔으며 18일 만찬은 교육의 마지막 순서이기도 하다.
삼성그룹은 매년 1월 초 신임 상무들을 위한 만찬 행사를 열어왔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장경색으로 투병생활에 들어가면서 지난해부터 신임 임원 만찬을 주재하고 있다.
올해 삼성 상무 승진자들은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들의 주력 사업 정체와 글로벌 수요 둔화가 한꺼번에 닥치며 삼성 안팎에서는 IMF 외환위기 이후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분석이 많다. 임원 승진자도 크게 줄어 2016년 삼성의 신임 상무 승진자 수는 2009년(157명) 이후 가장 적은 197명이다.
이 부회장은 이런 점을 감안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임원들을 치하하면서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에서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만찬에서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해였지만 좋은 실적을 내서 승진하신 임원 여러분이 진짜 인재"라면서 "올해도 더 열심히 도전하자"고 격려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메시지 못지않게 만찬주(酒)에도 매년 관심이 모아졌다. 지난해는 프랑스 유명 와인인 '이 기갈 지공다스'가 만찬주라는 소문이 돌면서 잠시 매상이 폭등했으나 정작 실제로 등장한 만찬주는 국산 브랜드인 국순당의 복분자주 '명작'이었다.
또 신임 임원 만찬 행사 후 임원 부부 전원에게는 이건희 회장의 이름이 새겨진 고급 커플시계도 선물로 제공됐다. 2011년까지 20년 동안은 독일 '롤라이' 시계였으나 2012년부터 스위스 '하스앤씨' 제품, 2013년은 '몽블랑', 2014년은 '론진'으로 브랜드가 자주 바뀌는 추세다. 이 제품들은 모두 평균 300만원을 호가한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