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혁명] 한국, 中·伊·日과 함께 글로벌 7위… 탑재 기술 보완 땐 2027년 3위 가능

■ 국내기술 수준은
항우연·대한항공 고속비행 '틸트로터' 개발 박차
中 공세 맞서려면 비행·전파 규제 풀고 기술 키워야

큐브콥터
항우연과 대한항공이 개발 중인 틸트로터형 드론. /사진제공=대한항공
큐브콥터
한화테크윈의 큐브콥터.



그렇다면 우리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정부와 업계는 한국이 글로벌 7위 정도 된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중국과 이탈리아·일본이 모두 우리와 같은 84점으로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우 저가 보급형 드론을 중심으로 우리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 면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만큼 규제와 법 제도 손질을 통해 민간 영역의 드론 기술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진 항공우주연구원 항공연구본부장은 "항우연 등 기관과 민간에서 내놓은 드론 관련 특허 출원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다"며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탑재 기술 등을 보완하면 2027년 세계 3위는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정부와 민간 모두 드론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개발과 상용화에 공을 들이고 있어 고무적이다. 항우연은 올해 상용화를 목표로 수직이륙 후 프로펠러를 수평으로 눕혀 고속비행을 할 수 있는 '틸트로터 60(Tilt Rotor 60)'를 개발 중이다. 민간에서는 대한항공이 지난 2007년과 2009년에 군사용 드론 'KUS-7'과 'KUS-9'을 독자 개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항우연, 미국의 보잉 등과 함께 틸트로터형 드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지상과 공중의 무인 로봇 개발에 한창인데 드론의 경우 'STAR-AM(1·2)' 시리즈와 '큐브콥터'가 대표적이다. AM1과 2는 각각 프로펠러 개수가 4개와 6개로 구분되며 큐브콥터는 4개의 날개를 자동으로 접을 수 있는 미니 드론에 속한다. 이외에 송전탑 상태 감시와 대테러 작전지휘 그리고 화재와 재난감시 현장에 이미 투입돼 활용 중인 '아리스 비틀(ARIS BEETLE)' 시리즈를 출시한 네스앤텍 등이 선두 주자다.

다만 산업이 비약적으로 반전하는 데 비해 관련 법·제도가 제대로 뒷받침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역적으로 좁은 국토와 산악 지형 위주의 환경에다 분단에 따른 안보규제 같은 물리적 제한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전파제한도 문제다. 전파법에는 드론의 영상전송을 수신 거리 30m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수십·수백미터 이상의 전문적 기능을 수행하는 드론을 개발하기 위한 길이 원천적으로 막혀 있는 것. 또 로봇과 달리 드론의 소관 부처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다. 국내 모 드론업체 대표는 "레저형 드론과 무인항공기시스템의 경계가 기술 발전으로 허물어지면서 중국산 제품의 공세가 엄청나다"며 "비행금지구역이나 전파제한 규제를 완화해 우리 기업들이 기술을 쌓을 수 있게 해야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들과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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