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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전 세계 주식시장은 출발부터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연초 효과에 대한 크고 작은 기대감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중국은 경제성장률 하락 우려와 함께 위안화 절하, 외국인 자금 이탈,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도 달러 강세, 최저 임금 인상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국제 유가의 하락세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서부터 엉켰는지 알 수 없는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다.
중국을 먼저 살펴보면 지난해 8월과 유사한 흐름이 연출되고 있다. 당시 중국 경기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 위안화 절하가 갑작스럽게 진행되면서 전 세계 증시가 급락했다. 다행히도 이때처럼 신용위기 우려는 불거지지 않고 있다. 중국의 신용잔액은 1조2,000억위안으로 신용팽창 이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은행 간 자금경색 정도를 판단하는 중국 상하이 은행 간 금리도 2.3%로 낮은 수준이다. 일단 오는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에 정부가 금융·경기불안 완화를 위해 금리 인하 정책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상하이 종합 주가지수는 저점 수준까지 폭락했고 민간기업과 국유기업의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미국 증시도 쉽지 않다. 특히 달러 강세로 제조업 부문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이로 인해 매출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 달러 강세의 원인 중 하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이다. 앞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은 높은 편이지만 현 시점에서 경제 주체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6일~27일 1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기준금리 인상을 다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연준에도 부담이 된다. 따라서 보다 유화적인 발언을 내놓아 전 세계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돼 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전 세계 에너지 기업의 주가는 하락하고 있고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도 동시에 높아졌다. 우선 이란의 경제제재가 빠르게 풀리고 있는 것도 주목해봐야 한다. 올해 원유공급 증가 우려가 급속히 확산된 이유는 이란의 원유 수출 때문이다. 당분간 국제 유가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형성할 것이다. 개별 주식도 역시 마찬가지다. 긴 투자 관점으로 보면 우량주의 주식이 싸게 나온 상태다. 시간은 조금 걸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엉킨 실타래를 서서히 풀 채비를 갖춰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