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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음악이 울려 퍼진다. 턴테이블 위에서 돌아가는 판은 정부가 발표한 실업률 자료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그 위에 올라서 있는 손톱만 한 작은 인물들은 연령별·성별 실업률을 대변한다. 키가 클수록 실업률이 높은 계층이라는 뜻이다. 턴테이블 옆에는 금붕어가 헤엄치는 작은 어항이 놓여 있다. 센서가 인물상의 높이, 회전판의 색깔을 감지하면 컴퓨터시스템이 이것을 음악으로 만들고 시시각각 돌아다니는 금붕어의 움직임이 변주로 작용한다. 그래서 '실업률에 대한 턴테이블 변주곡'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턴테이블 밖에 서 있는 금빛·은빛 사람들은 실업률과 무관하고 '구직이 남 일'인 '금수저' '은수저'이다. 조그만 어항에 갇힌 채 음악을 제어하는 금붕어는 '정보를 통제하는 권력자와 정보에 우매한 대중을 동시에 상징'한다. 페리지갤러리에서 오는 2월5일까지. /조상인기자 ccs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