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미안하다 쯔위, 안타깝다 한류기업


최근 중화권 위성방송인 FSTV는 미국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T-X)후보로 유력시 되는 한국산 초음속 훈련기 '골든이글'(T-50)을 집중보도했다. 대만 공군은 T-X 도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골든이글은 한국산이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1992년 정부가 대만과 단교한 이후 지속된 대만 국민들의 한국산 불매운동의 여파다.

지난주부터 불거진 대만 출신 한류 가수 '쯔위'를 둘러싼 논란은 경제, 외교에 이어 문화 마저 대중외교에 엮여 시험대에 섰음을 보여준다. 16세의 이 소녀는 한 인터넷방송에서 태극기와 청천백일기(대만 국기)를 흔들었다가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는 중국에서 큰 논란이 일었고 대만에서도 정치적 쟁점이 됐다.


이에 쯔위의 소속사인JYP는 쯔위의 부모와 상의해 당사자에게 사과를 시키고 대표(박진영)까지 나서서 중국인들에게 사과했다. LG유플러스는 그가 출연한 기존 온라인광고는 잠정중단했다. 중국 사업을 고려할 때 부득이한 조치였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과 대만에서 이를 정치 문제로 비화시킬 때 오히려 우리 기업들이 "개인의 국적, 자유에 관한 인권의 문제이며 인권 보호는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당당하게 대응했다면 한류 기업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한층 높아졌을 것이다.

차제에 한류기업들이 인권과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안목을 보다 더 키우기 바란다.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쯔위에게도 위로를 보낸다.


/정보산업부=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