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 최대 제조업용 로봇 시장 27억 달러 규모(2014년 기준)은 중국이다. 규모가 27억 달러(약 3조2,800억 원)로 글로벌 시장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 ‘황금알’을 차지한 것은 중국이 아니라 일본과 유럽연합(EU)이다. 야스카와전기와 화낙·ABB·쿠카 등 외국 로봇 대기업의 점유율이 73.8%나 되며 나머지를 중국 토종 기업들이 나눠 갖는 구조다. 안타깝게도 한국 기업의 이름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 같은 상황에는 국내 제조업용 로봇의 현실이 그대로 녹아 있다. 우리나라 제조업용 로봇 시장은 매년 19%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국내 전체 로봇 기업 10곳 중 9곳이 중소기업이며 이 중 매출 50억원 미만인 기업이 81%다. 국내 로봇 ‘대기업’이라고 부를 만한 곳은 현대중공업의 로봇사업부 정도다. 나머지는 로보스타와 TES 등 중소업체가 고군분투하는 실정이다. 김정회 산업통상자원부 기계로봇과장은 “약 13조원가량 되는 세계 제조업용 로봇 시장보다 첨단기술이 융복합한 서비스용 로봇의 전망에 (대기업이) 더 매력을 느끼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향후 제조 시장이 더 커진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 기업의 국내 진출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계 로봇 기업은 32개(2014년 기준)로 국내 전체로 보면 6.4% 정도지만, 생산 비중은 24%이며 수출 비중도 11%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국내 시장을 외국계 기업이 키우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쿠카와 야스카와 전기가 대구에 나란히 사무실을 차렸다.
자국의 저변이 협소하니 중국 진출 같은 글로벌 공략은 먼 이야기다. TES, 해성굿쓰리 등 소수 중소업체가 최근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진출한 정도다. 박찬훈 한국기계연구원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책임연구원은 “로봇이 스스로 힘을 제어해 정교한 부품 조립을 한다거나 충돌을 감지하면 (로봇) 관절이 부러지는 등의 기술은 기계연도 연구 중으로 5년 정도 뒤에는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사업화가 뒷받침돼야 성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제조업용 로봇 기반을 우선 확대한 뒤 경쟁력을 키워 중국 등 외국 시장 진출까지 연결 시킨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제조업용 로봇 보급과 핵심 기술 개발에 올해 93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또 중국 정부·유관기관과 협력해 국내 업체의 중국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co.kr
◇한국 제조업용 로봇 시장 현황(2014년 기준)
△매출 규모별 분포
100억 원 이상 | 10.6 |
50억~100억 원 | 8.2 |
10억~50억 원 | 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