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 중동 자본 업고 신사업 박차

SK가스가 자사 신사업을 내세워 중동 자본을 추가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부터 나서 발벗고 뛴 결과다. 중동 석유화학 기업들과의 협력은 안정적인 원료 확보와 추가 사업 합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SK가스는 오는 21일 자회사 SK어드밴스드의 지분 85만 주(25%)를 쿠웨이트 국영 석유화학 기업인 PIC에 매각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매각 가격은 주당 13만6,852원으로 총 1,163억원 규모다. PIC의 아시아 첫 투자를 SK가스가 유치한 것이다.


SK가스의 입장에선 외국 자본 유치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4년 9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 기업인 APC가 SK어드밴스드의 지분을 사들인 바 있다. 이에 따라 SK어드밴스드는 SK가스, APC, PIC 3사의 합작사 형태로 운영된다. 이들의 지분율은 각각 45%, 30, 25%이다.

중동 자본이 잇따라 SK가스에 주목한 것은 SK어드밴스드가 추진 중인 프로판 탈수소화 공정(PDH) 사업의 밝은 전망 때문이다. 이는 가스(LPG)를 원료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사업으로, 석유로 프로필렌을 만드는 것보다 수익성이 좋다. SK어드밴스드는 현재 울산에 짓고 있는 연 60만톤 규모의 PDH 공장에서 오는 3월부터 상업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로 SK어드밴스드는 PIC의 모회사인 KPC와 더욱 안정적인 협력 관계를 맺게 됐다. SK가스는 이전에도 KPC로부터 전체 수입량의 18%에 달하는 연 50만톤의 LPG를 공급받아왔다. 앞으로 더 안정적이고 저렴하게 LPG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프로필렌과 관련된 사업 협력도 추가로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도 직접 나서 이번 협력을 성사시키는 데 공이 컸다. 최태원 SK그룹의 사촌 동생으로 SK케미칼·SK가스·SK D&D 등을 이끌고 있는 그는 지난해 11월 직접 쿠웨이트의 PIC 본사를 방문, 경영진들과 만나 협상을 진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근 SK가스 대표는 “이번 투자를 통해 PDH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게 됐다”며 “향후 추가 사업도 진행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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