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커진 미국 회사채 고액 자산가 몰린다

"경제 꾸준히 회복 기대"
투자 대안으로 급부상
수백억 넘게 자금 유입

중국 증시 폭락과 저유가 장기화 등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미국 회사채가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투자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에너지기업 위주의 하이일드 채권을 주로 찾던 자산가들이 국내 금리가 계속 낮아지면서 투자등급 미국 회사채로 관심을 확대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미국 경제도 꾸준히 회복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미국 채권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고액자산가 중 상당수는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에 적게는 수십억원부터 수백억원 넘는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후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투자등급 회사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증권사의 한 프라이빗뱅커(PB)도 "최근 들어 미국 국채나 회사채에 투자할 방법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저금리가 길어지고 주식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 대안을 열심히 찾다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전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의 수익률은 지난해 말 기준 3.67%로 유럽의 1.42%를 크게 웃돌고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글로벌크레딧 팀장은 "미국 회사채 금리가 독일·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글로벌 수요가 탄탄하다"며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기대수익률 3~4%를 목표로 매수에 나설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해외채권펀드 운용역은 "펀드 내에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한국 회사채에 비해 같은 신용등급이라도 3~4 단계 등급이 높은 것으로 간주돼 금리도 동일 신용등급의 한국 회사채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높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투자 대상으로 거론되는 미국 회사채 종목은 애플·나이키, 현지 주요은행 등 40개 선으로 추산된다. 신 팀장은 "최근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미국 회사채는 신용등급 'A-'인 맥주 회사 '안호이저-부시인베브'로 전 세계 시장점유율이 30%를 넘을 뿐 아니라 지역적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일반 투자자들은 북미 채권에 투자하는 해외채권펀드를 통해 미국 채권에 투자할 수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북미 채권펀드의 2년 평균수익률은 6.82%를 보이고 있다. 또 글로벌 채권펀드도 미국 채권의 비중이 높은 편이며 '미래에셋 글로벌다이나믹'펀드의 경우 1년 수익률이 1.16%, 2년 수익률은 6.97%에 달한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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