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 '亞 엑소더스' 시작됐다

中침체·저유가에 이탈 확산
홍콩 항셍지수 3.8% 급락...통화가치도 5일 연속 하락
외인 코스피 역대최장 '팔자' 44p 떨어져 1840선 추락

글로벌 자금의 아시아 엑소더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경기침체 우려와 유가 급락으로 투자자들의 이탈이 확산되면서 특정 국가 증시 하락이 다른 시장으로 전이되는 도미노식 폭락이 일상화하는 조짐이다.

20일 아시아 증시 폭락의 진원지는 홍콩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자금을 빼내면서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장중 4% 이상 밀린 가운데 전일대비 3.82% 떨어진 1만8,886.30에 마감했다. 특히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로 구성된 항셍중국기업지수(항셍 H지수)는 이날 장중 한 때 439.49포인트(5.25%) 급락한 7,938.31를 기록했다. 항셍 H지수가 8,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4월 이래 7년 만에 처음이다. 외국인 자금이탈이 계속되면서 홍콩달러 가치는 이날까지 5일연속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전날보다 632.18포인트(3.71%) 급락한 1만6,681.33에 마감했다. 이는 일본은행(BOJ)이 추가 양적완화를 결정한 지난 2014년 10월 이후 약 1년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일본증시는 지난해 6월 고점 대비 낙폭이 20%에 달하며 본격적인 약세장에 진입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155.76포인트(1.98%) 내린 7,699.12에 장을 마쳤으며 호주의 S&P/ASX 200 지수는 61.54포인트(1.26%) 떨어지면서 4,841.53에 마감해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한국 증시 역시 휘청거렸다. 코스피지수는 역대 최장 수준의 외국인 이탈 행진에 2% 이상 하락하며 5개월여 만에 1,840선까지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34%(44.19포인트) 내린 1,845.45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1,85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8월24일 중국 증시 폭락으로 1,829.81포인트(종가기준)까지 하락한 이후 5개월 만이다.

다만 이날 중국 증시는 전날 인민은행의 6,000억위안의 중기유동성 공급 발표와 추가 부양책 기대감으로 소폭1.03 % 하락하는데 그쳤다. /노현섭·김현진기자 hit8129@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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