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스 천하' 흔들러 매킬로이가 돌아온다

21일 개막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 맞대결
'텃밭' 대회… 60일 만에 복귀
스피스는 중동 대회 첫 출전
세계 6위 파울러와 1·2R 치러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최근 페이스북 더블린 지사에서 팬들과 비디오 채팅 시간을 가졌다. '조던 스피스(미국)와 레슬링 경기를 벌이면 누가 이기겠느냐'는 엉뚱한 질문이 나오자 매킬로이는 "당연히 내가 이길 것이다. 퍼팅 내기를 하면 질지 모르겠지만"이라는 말로 받아넘겼다.


지난해부터 매킬로이와 스피스의 대결은 골프계 최고 라이벌전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첫 맞대결은 중동에서 펼쳐진다. 무대는 21일부터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GC(파72·7,600야드)에서 열리는 유럽 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이다. 미국에서는 둘의 격돌을 흥행영화 '레버넌트'와 연결짓기도 한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톰 하디의 연기 대결만큼이나 흥미롭다는 얘기일 것이다. 매킬로이와 스피스는 4월 마스터스 전까지 이번 주 포함 최소 네 번은 맞대결을 벌인다.

새해 첫 대결은 추격자 매킬로이가 '스피스 천하'에 도전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메이저 2승 포함, 5승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평정한 스피스는 올해 PGA 투어 첫 대회인 지난 11일 현대 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서 8타 차의 기록적인 우승을 달성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발목 부상으로 주춤했다. 매킬로이는 그러나 부상 이후 11월 유럽 투어 DP월드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유럽 투어 상금왕은 지켜냈다. 지난해 PGA 투어 우승은 2회. 60일 만의 출격을 앞두고 있다. 스피스는 "매킬로이는 누구보다 열심히 올 시즌을 준비했을 것이다. 그래서 두려운 상대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주 맞대결 무대만 놓고 보면 반대로 스피스가 도전자다. 매킬로이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준우승하는 등 5년간 이 대회 준우승만 네 차례 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유럽 투어 대회 성적은 통산 4승에 이른다. 반면 스피스의 중동 대회 출전은 이번이 처음. 매킬로이는 새 스윙분석장비를 놓고 샷 연습하는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준비가 끝났음을 알렸다. 상대적으로 약한 매킬로이의 퍼트가 최근 시력교정수술 뒤 얼마나 좋아졌을지도 관심이다. 매킬로이·스피스·리키 파울러(미국·세계 6위)는 같은 조로 1·2라운드를 치른다.

26개 나라에서 126명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는 지난해 유럽 투어 신인왕 안병훈(25·CJ그룹)도 나선다. /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