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10개국 송금 수수료로 "핀테크 맞서라" 일본은행의 역습

2018년부터 새 송금방식 도입
개인·기업 부담 확 줄어들 듯

일본 은행들이 한국·중국 등 아시아 10개국에 대한 송금수수료를 현재의 10분의1로 낮춘다. 이는 금융과 정보기술(IT)이 융합된 핀테크의 확산으로 송금수수료가 인하되고 있는 국제적 추세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도쿄UFJ은행과 미쓰이스미토모은행·미즈호은행 등 일본의 3대 금융회사는 오는 2018년부터 아시아 10개국에 대한 해외 송금수수료를 현재의 10분의1로 낮춘 새로운 국제송금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일본 금융청과 전국은행협회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어서 이들 3개 은행 외에 다른 은행들도 속속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조만간 일본을 포함해 한국·중국·태국·호주 등 11개국 시스템 업체들은 새로운 해외송금 시스템 구축을 위한 협의에 들어간다.

현재 일본 은행들의 해외 송금수수료는 기업고객의 경우 건당 4,000~5,000엔(약 4만1,000~5만2,000원), 개인고객은 5,000~6,000엔 수준이다. 일본에서의 해외 송금은 연간 600만건이며 송금액은 180조엔(약 1,866조원)을 넘어선다. 새로운 송금방식이 시행되면 해외 송금을 하는 개인이나 기업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해외에 현지법인이 없는 중소기업들의 혜택이 크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기업도 소액송금은 현지법인을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송금수수료 인하를 위해 일본 은행들은 각 은행에 신청된 해외송금을 한 은행(간사은행)이 일괄 처리하는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은행별로 해외 은행과 별도로 접촉했지만 일괄송금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송금 관련 비용을 10분의1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 방식은 각 은행에 접수된 해외 송금 의뢰를 취합해 간사은행이 일괄 송금하기 때문에 송금 의뢰 후 실제 외국계좌에 입금되는 데는 1~2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은행들이 일괄송금 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은 핀테크로 세계적으로 송금수수료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유럽 22개국 등과 저렴한 수수료로 송금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핀테크 발달로 미국 씨티그룹의 경우 세계 90개국에 저렴한 국제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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