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설 기차표 전쟁, 이건 '진짜 전쟁'이었다

2016년 설 명절 열차의 경부선 예매가 진행된 19일 서울역 대합실이 현장 예매표를 구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정수현기자


고향 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컴퓨터를 켠다. 매년 패잔병으로 전락한 채 끝나버린 설날 기차표 예매 전쟁. 이번엔 승리의 깃발 아니, 기차표 한 장을 기필코 움켜주리라. 59분 00초, 59분 30초…전장에 나가야 할 시간이 다가올수록 심장 박동은 점점 커진다.

설 명절을 3주 앞둔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코레일이 진행한 ‘2016년 설 명절 열차 승차권 예매’가 마무리됐다. 인터넷 이용자 폭주로 인한 서버 마비, 역사 대합실의 끝이 보이지 않는 대기줄 등 전쟁을 방불케 하는 설날 승차권 예매 현장. 서울경제신문의 디지털브랜드 서울경제썸이 그 전장에 ‘참전’했다.



lt;BRgt;lt;iframe width=quot;560quot; height=quot;315quot; src=quot;NrtlDXsFMqI=quot;0quot; allowfullscreengt;lt;/iframegt;△최강 한파 온몸으로 견뎌야 하는, 끝도 없는 대기 행렬lt;BRgt;lt;BRgt;오전 9시엔 서울역을 찾았다. 전국의 모든 역 및 대리점 등 총 600여 곳에서 동시에 진행된 현장 예매를 지켜보기 위해서다. 매표소 현장은 귀성객의 대기 행렬로 새벽부터 긴 줄이 이어졌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경북 지역에 한파 경보 및 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던 이날.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새벽부터 두툼한 점퍼로 무장한 채 돗자리를 깔고 쪽잠을 자는 이들이 대합실 바닥을 가득 채웠다. 이 자리에서 만난 김응준(70)씨는 “제일 첫 줄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어제 오전 11시부터 와 있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lt;BRgt;lt;BRgt;예매 두 시간 전인 오전 7시. 행렬은 코레일이 미리 설치해둔 파란색 대기 라인의 반 이상을 채웠다. 예매 시작 한 시간을 남겨둔 시점엔 가장 끝 대기열까지 빼곡히 줄이 들어서는 등 대합실은 몇 장 남지 않은 기차표를 구하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박희철(79)씨는 “우리 같이 나이가 먹은 사람들은 온라인 예약이 어려워 현장 예매를 할 수밖에 없다”며 “번호표를 나눠주든지 해서 마냥 서서 기다리게 하지 않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t;BRgt;lt;BRgt;lt;BRgt;lt;BRgt;lt;iframe width=quot;560quot; height=quot;315quot; src=quot;_Bv_qHO9v6Q" layout="responsive" width="355" height="218">△코레일, “더 편하게 기차표 구하는 방법 개발할 것”

19·20일 이틀 동안 코레일이 공급한 설날 연휴 기차표 물량은 총 191만 7,000여석. 이 가운데 70%(133만9,000석)가 인터넷으로, 30%(57만8,000석)는 현장에서 풀렸다. 이번에 공급된 물량은 당초 계획(190만9,000여석)에 비해 1만 8,000여석 정도 늘어난 수준. 매년 계속되는 물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이나 수천만명에 달하는 귀성객 수를 감안하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익명을 요구한 코레일 관계자는 “열차는 시간대별로 운영되는 신호에 따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차량 배치를 무한정 늘릴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진행된 경부선 예매의 경우 준비 물량의 58.3%가 판매됐다. 인터넷의 예매율은 67.8%, 창구 예매의 경우 36.2%의 물량이 소진됐다. 이날 판매가 이뤄지지 않은 물량은 연휴 초반의 하행선, 연휴 후반의 상행선 등 사실상 귀성객들에겐 필요가 없는 것들이거나 새벽 시간대의 무궁화호 등이 대부분이다. 이미 팔릴 표는 다 팔렸다는 의미다. 코레일 측은 이번 예매 기간 동안 판매가 이뤄지지 않은 잔여석을 21일 오전 10시부터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오주헌 코레일 역무팀장은 “현재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이나 자동 발매기에선 명절 기차표 예매가 안 되고 있다”며 “창구나 인터넷 외 예매 시스템을 더 강화해 더욱 편리하게 기차표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유병온기자 rocinante@sed.co.kr 이종호기자 phillies@sed.co.kr 정수현기자 movingsh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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