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구성 힘 실리는 국민의당 "他신당세력과도 통합"

안철수-천정배 통합 선언
더민주는 호남특위 구성 맞불

천정배 국민회의 의원이 25일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선언했다. 천 의원을 둘러싼 영입경쟁에서 안 의원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긴 셈이다. 이날 통합에 따라 분열된 신당세력이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개편될 전기를 마련하면서 제1야당인 더민주와의 주도권 쟁탈전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천 의원은 이날 통합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더민주는 '친노패권주의'를 청산할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며 국민의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천 의원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영입으로 더민주의 지지도가 상승하자 더민주와의 통합에도 관심을 보여왔다. 이후 천 의원은 더민주 선대위 명단에 '친문재인' 인사가 포함되고 안 의원과 김한길 의원이 적극적인 구애공세를 펼치자 국민의당과의 통합으로 선회했다.

안 의원은 천 의원의 합류에 따라 하락세를 겪고 있는 호남 지지율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요원해졌던 교섭단체 구성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분석된다. 천 의원을 포함해 국민의당은 현재 16명의 현역 의원을 확보했다. '통합신당'을 이끄는 박주선 무소속 의원과 제3지대에 머물고 있는 박지원·최재천 의원까지 가세한다면 현역 의원 20명을 조건으로 하는 교섭단체 구성까지 한 명이 모자란다. 국민의당은 이날 통합을 바탕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린다면 더민주에서 탈당을 주저하고 있는 이개호 의원 등이 합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 의원을 국민의당에 뺏긴 더민주는 "과대평가할 것 없다"고 밝혔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더민주 선대위는 지지부진했던 가칭 '호남특별위원회' 구성을 신속히 하기로 결정하는 등 대책수립에 나섰다. 더민주의 한 관계자는 "광주 출신인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등 새로 영입된 인사를 중심으로 호남특위를 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천 의원이 통합하는 과정에서 잡음을 일으킨다면 통합효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현역 의원 물갈이론을 주장해왔던 천 의원은 이날 통합 선언 이후에도 "호남은 신진세력이 등장할 수 있도록 공천 '룰' 정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의 한 호남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제도적으로 논의해야지 천 의원의 주장에 따라 무조건 물갈이할 수 없다"고 반발해 신경전을 예고했다./박형윤기자 man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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