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원 '학생들', 80x117cm, 2016년작 /사진제공=스페이스K | |
학창시절의 이미지를 떠올리니 그때 입었던 교복 혹은 교련복이 생각났다. 전우애를 다지던 군대 시절의 흘러간 무용담은 다채롭지만 그 숱한 사연을 아우르는 것은 함께 찍은 군복 사진 한 장이었다. 작가 이상원은 이런 느낌을 화폭에 옮겼다. 누구든 '나도 이런 사진 있는데'라고 할 법한 풍경화 같은 인물 그림이다. 그림은 규범과 관습을 따르는 일사불란한 군중들로 채워져 있다. 학생이든 군인이든 같은 제복을 입고 열을 맞춰 서 있는 장면은 개성보다는 집단과 전체를 중시하던 당시 시대상을 떠올리게 한다. 사람들을 구분할 수 있는 유일한 실마리인 얼굴 이목구비마저 작가는 지워버렸다. 개인보다 집단이 중시되던 '시대의 초상'이다. 결혼식 기념사진, 동네잔치 격인 '전국노래자랑' 관람 풍경 등이 그런 장면들이다. 작품은 '스페이스K 과천'에서 3월3일까지 열리는 기획전 '레트로 씬(Retro Scene·복고장면)'에서 볼 수 있다. (02)3677-3119 /조상인기자 ccs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