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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밤샘 운항.'
제주에 갇힌 8만9,000여명에 대한 승객 수송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지난 23일 오후부터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된 후 제주공항은 이날 오후8시까지 운항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25일 오전 들어 제주도의 한파주의보가 해제되고 난기류가 소멸되는 등 기상여건이 좋아지자 국토교통부와 제주공항은 정오께 운항을 재개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제주공항은 항공기 운항 재개를 위해 오전11시30분까지 주 활주로와 유도로 등의 제설작업을 완료했고 항공사도 주기된 항공기의 제설작업을 개시했다. 제주공항에서 눈에 파묻혔던 항공기 34대 가운데 가장 먼저 이륙한 항공기는 김포행 이스타항공 ZE236편. 이 항공기는 23일 오후3시20분 제주에 도착한 뒤 폭설로 이틀간 제주공항에 묶여 있었다. 이날 149명의 승객을 가득 태운 뒤 오후2시48분께 활주로를 비상했다. 이어 오후3시에는 승객 328명을 태운 747기종의 대한항공 KE1281편이 김포로 출발하는 등 승객 수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부는 당초 이날 정기편 143편과 임시편 47편 등 총 190편, 3만9,000여명을 수송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흘간 제주를 떠날 예정이었던 항공 예약자가 8만9,000명에 달하는 등 항공 대기자가 넘쳐나자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의 야간운항 통제조치까지 해제했다.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은 인근 주민의 소음 피해 우려 등으로 오후11시부터 오전6시까지 야간시간에 항공기 운항을 제한하고 있다. 김포공항의 야간운항 통제조치가 해제된 것은 1993년 야간운항 통제 고시를 시행한 후 처음이다. 김포·김해공항의 24시간 운항이 결정되면서 당초보다 수송 여력도 훨씬 커졌다. 대한항공은 총 1만3,000여석 규모의 임시편 60편을 편성해 새벽까지 운항하기로 결정했다. 임시편 좌석은 23일 결항된 승객부터 순차적으로 배정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임시편 20편을 운항해 제주공항의 승객 수송에 나섰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김포·김해공항 등 주요 공항을 24시간 운항하면서 승객 수송 역량이 당초보다 크게 확대됐다"며 "제주 체류 여행객들이 하루빨리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수송 역량을 계속 확대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제주와 김포공항 간 밤샘 비행이 결정되면서 이날 서울시 대중교통도 연장운행됐다. 서울시는 김포공항과 연계된 지하철 5·9호선과 시내·공항버스 13개 노선의 막차를 연장운행한다고 밝혔다. 또 심야시간대 김포공항에 택시가 집중 배치되도록 택시조합에 협조를 요청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