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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불어닥친 기업공개(IPO) 시장의 한파가 연초 누그러지는 모습이다. 상장을 연기했던 기업들이 공모가를 낮춰 연초 투자자 확보에 성공하면서 IPO 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올 증시의 최대어로 꼽히는 호텔롯데를 비롯해 대림씨엔에스·용평리조트 등의 상장예비심사 결과까지 나오면 대외 악재 속에 증시서 방향을 잃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공모주로 더욱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을 미루거나 포기했던 한솔씨앤피·차이나크리스탈홀딩스·유니트론텍·아이엠텍 등이 연이어 수요예측에 성공했다. 업황에 맞게 눈높이를 낮춘 수요예측 전략이 일반 청약까지 이어지며 공모주 시장의 투자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상장 일정을 올해로 미뤄둔 화학제품 제조업체 한솔씨앤피는 희망공모가 밴드(1만3,000~1만6,800원) 하단인 1만3,000원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공모가는 하단에서 결정됐지만 낮은 가격이 오히려 투자자를 유인해 일반 공모 경쟁률은 789.84대1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두 차례나 상장을 연기한 중국 기업 차이나크리스탈신소재홀딩스는 희망 공모가격을 기존 3,600~4,500원에서 2,900~4,200원으로 낮춰 3,000원의 공모가를 확정했다. 중국 기업으로는 4년 만에 한국 주식시장을 두드렸지만 '중국 고섬' 사태 이후 중국 기업 투자에 인색한 국내 투자자를 돌려세우기 위해 가격을 낮춰 시장진입을 도모한 셈이다. 공모 청약 결과는 179.54대1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인쇄회로기판 회사인 아이엠텍도 눈높이를 낮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비교기업의 순이익 산정 시점을 변경해 적용 주가수익비율(PER)이 기존 33.5배에서 28.7배로 낮아져 26일부터 이틀간의 공모청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적향상을 자신하며 상장 일정을 조율한 기업의 전략도 유효했다. 기계장비 업체 유니트론텍은 연말 IPO 한파를 살짝 피해 연초로 상장 일정을 변경하며 공모가를 밴드(1만2,300~1만4,000원) 상단에서 결정했다. 청약 경쟁률은 1112.76대1에 달했다. NH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 연말에 상장을 연기한 기업들이 공모가를 낮추면서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며 "출발이 순조로워서 IPO 시장의 투자심리가 더욱 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모가 예정된 곳 외에도 상장심사 중인 기업도 10곳에 이른다. 유니온커뮤니티·대림씨엔에스·레이언스·CMS에듀케이션·동양파일·로스웰·코리녹스·용평리조트·호텔롯데 등이 상장 요건에 부합하는지 막바지 심사가 진행 중이다. 특히 호텔롯데는 오는 28일, 용평리조트는 다음달 초 거래소의 예비심사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여 IPO 시장이 증시 분위기 개선에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