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해외사업 저가수주 막는 산업관리자 역할 강화할 것"

올 여신공급 규모 75조… 첫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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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이 국내 기업의 해외 사업 저가 수주 근절을 위해 해당 정부와의 사전 협상을 강화하는 등 '산업관리자'로 역할을 확대한다. 또 올해 여신공급 규모를 75조원으로 전년(80조원)보다 줄인다. 수은이 여신공급 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1976년 수은 설립 이래 처음이다.


이덕훈(사진) 수출입은행장은 25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6년 사업운영방향에서 "경기 침체로 기업 수주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은은 단순히 정책금융 유동성 공급자 기능에서 벗어나 산업 전반을 관리하는 '산업관리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가 수주는 수주 기업의 부실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재원 낭비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는데 국내 기업이 저가수주나 과당 경쟁으로 손실 보는 걸 방치할 수 없다"면서 "수은이 직접 개도국 정부와 발주처를 상대로 협상에 나서는 등 해외사업개발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은은 특히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대형 개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개별 기업 차원의 수주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수주 단계에서부터 해당 정부와 발주처를 상대로 협상에 나서는 등 수주 지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초기 협상부터 수출금융지원, 효율화 방안 등을 제시하는 일종의 '디벨로퍼' 기능을 수행한다는 얘기다.

또 수은은 이란·인도·미얀마 등 신흥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의 지원을 강화한다. 이와 관련 수은은 이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활용과 협조융자를 위한 전담팀을 신설했다.

한편 수은은 여신공급 규모에서 보증목표를 지난해 24조원에서 올해 18조원으로 6조원 줄이면서 올해 여신공급규모도 75조원으로 축소했다. 저유가로 건설 플랜트와 조선 등 핵심 산업의 수주가 부진한 것을 반영한 조치다. 다만 대출목표는 56조원에서 57조원으로 1조원 늘렸고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지난해 추가한 서비스 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지난해 2조5,000억원에서 올해 3조5,000억원으로 확대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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