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 허리띠 졸라매는 서민, 보험마저 깬다

[앵커]

경기불황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래와 노후를 위한 ‘에어백’인 보험까지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보험은 중도 해지하면 원금 손해를 보기 때문에 웬만하면 손대지 않지만, 팍팍해진 살림살이에 ‘울며 겨자먹기’로 해지를 하고 있는 것인데요, 김성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민들의 보험해지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메르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고, 샐러리맨들은 고용감소와 기업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1∼10월 생명보험사들이 고객에게 지급한 해지환급금은 15조2,489억원에 달합니다. 연 환산으로는 18조2,860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추정됩니다.

손해보험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9월까지 손해보험사가 내 준 해지환급금은 7조3,995억 원으로 2014년 같은 기간보다 9.6%나 불어났습니다.




생활이 어려워 보험을 깨는 해지가 늘면서 보험 가입유지율은 계속 줄고 있습니다. 생보사들이 판매하는 연금저축보험의 10년 평균 유지율은 지난해 비해 4%포인트 가까이 감소했고, 손보사 상품도 평균 유지율이 지난해보다 1.6%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보험 가입자의 절반가량이 10년을 못 채우고 해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에대해 보험연구원은 “총 보유계약 대비 해지 환급금 비율은 줄고 있어 환급금 증가를 가계부채 증가와 연관시키기는 어렵지만 일정 임계점을 넘어설 경우 대규모 보험해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가계의 금융자산에서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도 해지율이 높아지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수중의 현금이나 예금으로 빚이 해결되지 않으면 보험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관련 보고서에서 국내 가계 금융자산의 42.05%가 현금 및 예금이고 그 뒤를 이은 것이 보험으로 31.52%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올해 역시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까지 깨는 서민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 서울경제TV 김성훈입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