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 투자 빛 보는 유화업계

작년부터 마진 회복세 완연… 中 수요도 증가 예상
국내 생산 업체, 손해 만회 가능
GS칼텍스 등 추가 증설할지 주목


한때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실책'처럼 여겨졌던 파라자일렌(PX) 투자가 빛을 보게 됐다. 지난 2013년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던 PX 시황이 개선된 데다 중국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PX 마진이 지난해부터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톤당 564달러까지 치솟았던 PX 마진은 2014년 5월 톤당 270달러때까지 떨어지며 석유화학 업계에 그늘을 드리웠다. 하지만 최근 톤당 350~400달러대를 오가며 PX 생산 업체들에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연 270만톤 규모의 PX 설비를 갖추고 있는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저유가로 PX의 원료인 납사 가격과 PX 제품 가격은 하락했지만, PX 마진 자체는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PX 마진은 PX 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의 가격을 뺀 것이다.

올해 전망도 좋다. 중국 텅룽석화의 대규모 PX 공장이 지난해 두 번째 폭발사고를 겪은 후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여전히 가동 중단 상태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PX는 연 160만톤으로 한화토탈의 전체 생산량과 맞먹는 규모였다. 이로 인해 국내 PX 생산 업체들도 숨통이 트인 형국이다.


또 고순도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는 중국 업체들이 가동률을 높이면서 원료인 PX 수입도 늘리고 있다.

중국의 PX 수입량은 지난 2007년 290만톤에서 2014년 1,027만톤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1~10월 누적 수입 규모도 전년보다 18.7% 늘었다. PX를 원료로 만드는 화학섬유 폴리에스테르의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폴리에스테르의 수요는 전년보다 5.5%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경쟁적으로 PX 증설에 투자했던 석유화학 기업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한화토탈, S-OIL, SK이노베이션 등은 2013~2014년 PX 생산 능력을 100만~200만톤씩 늘렸다. 중국 화학업계의 추격을 피해 고부가 화학제품 생산 비중을 높인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같은 해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의 PX 증설이 몰리면서 공급 과잉이 발생했고, PX 마진은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추락했다. 이로 인해 현대오일뱅크와 일본 코스모오일이 합작투자해 설립한 현대코스모는 2014년 82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손해를 만회하게 된 석유화학 업계가 추가 증설을 재차 검토할지 주목된다.

GS칼텍스는 지난 2012년부터 일본 쇼와셸과 1조원 규모의 PX 합작 투자를 논의해왔지만, PX 시황 악화로 결정을 미뤄왔다. GS칼텍스 관계자는 "PX 시황이 바닥을 쳤다는 의견이 대세이긴 하지만, 대규모 투자인 만큼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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