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부 고위관리 "푸틴 부패했다…오래 전부터 알던 사실"

미국 재무부 고위 당국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부패했다”고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애덤 주빈 미국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 대행은 25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비밀 재산을 추적한 영국 BBC의 시사프로그램 ‘파노라마’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미국 정부는 (부패 사실을)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국가의 자산을 이용해 가까운 친구들에게 부를 쌓게 해주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배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에너지 자산이든 다른 정부 계약이든 그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만을 대상으로 한다. 내가 보기엔 이게 바로 부패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정부는 2014년 푸틴 대통령의 측근 등을 겨냥해 경제 제재를 가하며 푸틴이 에너지 분야에 몰래 투자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으나, 푸틴 대통령이 부패했다고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BBC는 설명했다.

앞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2007년 푸틴 대통령의 개인 재산이 400억 달러(약 47조 9,000억원)에 달한다는 비밀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주빈 차관 대행은 이 보고서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았으나 푸틴 대통령이 비밀 자산을 축적했다는 사실은 언급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정부에서 11만 달러(약 1억 3,200만원) 정도의 연봉을 가져가기로 돼 있는데 이것으로는 그의 재산을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며 “그는 실제 재산을 감추는 방법을 오랫동안 연습해왔다”고 말했다.

BBC 파노라마는 푸틴 대통령의 비밀 재산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국영 조선업체 소프콤플로트의 전 대표 드미트리 스카르가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그는 영국 축구팀 첼시의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과거 푸틴 대통령에게 3,400만 달러(약 419억원) 상당의 요트를 선물했으며, 요트 유지비는 국비에서 충당됐다고 폭로했다. 이러한 의혹들에 대해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은 BBC에 “완전히 소설이라 대답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