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VC 사업 첫 연간 흑자 달성…車 부품 본궤도 오르나



LG전자가 차량용 부품 사업에서 지난해 4·4분기에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밀어온 차량용 부품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26일 발표한 지난해 4·4분기 실적을 보면, 차량용 부품 사업을 담당한 VC사업본부는 매출액 5,204억원, 영업이익 97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8억원 손실)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2013년 7월 LG전자가 VC사업본부를 출범한 이래 첫 흑자전환이다. 연간 기준으로 따져도 50억원 흑자가 발생했다. LG전자측은 이와 관련 “비용 감소에 따른 일시적 흑자전환”이라면서 “2~3년 정도 지나야 견조한 실적구조를 안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 전체 영업이익 규모와 비교하면 미미한 숫자지만 이번 흑자는 VC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계기로 그 의미가 큰 것으로 업계는 본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해말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내년(2016년)부터 (VC 사업 등) 신사업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LG그룹은 전기차·스마트카의 성장세를 눈여겨보고 일찌감치 VC 사업을 미래 주력 사업으로 키워왔다.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수주실적을 쌓은 제너럴모터스(GM)가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LG화학(전기차 배터리), LG이노텍(모터), LG디스플레이(차량용 디스플레이), LG하우시스(차량용 소재) 등 계열사들도 참여해 시너지효과를 보고 있다.

LG전자 VC사업본부는 2014년에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차기 자율주행차 주요 부품을 공동개발하기로 했으며 지난해도 GM 차세대 전기차 부품의 주요 공급사로 선정되는 등 최근 수주에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는 올해 초 CES 2016에서 “LG의 최우선 성장산업은 차 부품”이라며 “GM·폭스바겐 같은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대부분과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LG전자 전체로보면 지난해 실적은 전년비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해 신사업의 실적 확대가 절실한 형편이다. LG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4% 줄어든 56조5,090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35% 감소한 1조1,923억원이었다. 지난해 4·4분기에 TV와 생활가전 사업이 선방하며 각각 1,092억원, 2,14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스마트폰 사업은 43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3·4분기(778억원 적자)에 이어 흑자 달성에 실패했다.

LG전자는 “TV·생활가전의 글로벌 수요가 불안정하거나 정체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겠다”며 “전기차·스마트카를 중심으로 자동차 부품 시장의 성장도 기대되는 만큼 수주 사례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성장기반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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