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위기 끝에 기회는 온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코스피지수가 최근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여러 투자환경 중에서 최근 몇 년 동안 바뀌지 않는 것은 전 세계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국이 긴축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는 것은 달라진 부분이다. 사실 전 세계 시장에 가장 처음 불안심리를 제공한 장본인은 미국 기준금리를 올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투자자는 공포심리를 갖게 됐다.

투자자의 공포심리는 미국 고수익(하이일드) 시장에서 자금이탈로 이어졌다. 다른 지역에서도 유동성은 증발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 달러 강세에 따른 자금이탈로 신흥국 환율도 덩달아 급등하는 분위기다. 많은 투자자는 낮은 등급의 자산 유동성 이탈 현상이 점차 핵심 자산으로 확산될 지 모른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포심리의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우려되는 미국 에너지 기업의 부실 전염성이 생각보다 크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자본유출 현상도 끝물이다. 국제 원유시장의 수급 불균형 위험도 단기적으로는 충분히 유가에 반영된 상황이라고 본다. 이 같은 근거를 종합해보면 위험이 보다 확산될 여지는 적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신호가 강해지기 전까지는 일종의 심리조작이 필요하다. 우선 미국 연준이 추가 긴축을 중단하는 내용의 전제조건이 요구된다. 전 세계 경기는 지난 2014년부터 진행된 하향곡선의 끝자락에 와 있다. 경기회복 신호가 조금 더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투자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는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 개별 선진국이 모두 시장에 우호적인 통화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금융시장에서 투자자의 공포심리가 확산되자 선진국의 통화완화 정책이 가동됐듯 최근 역시 선진국의 통화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로 공포심리가 다소 진정되고 있다. 다가올 2월 주식시장은 경기요인보다는 통화완화 기대가 이어지며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내려면 오는 3월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돼야 하고 경기선행지수는 올라야 한다. 미국의 금리 동결 조치는 전 세계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긴축 정책이 지연될 것임을 시사할 수 있다. 또 지난해 10~11월에 연속 상승한 경기선행지수가 앞으로 추가 상승할 때는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수 있다.

위기 뒤에는 분명 기회가 온다. 이번 기회는 특히 미국 연준의 시장 친화적인 정책과 전 세계 경기의 완만한 상승이 가시화할 때 올 것이다.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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