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맞은 삼성전자] 이중트랩 걸린 가전·디스플레이, IoT·프리미엄전략이 생존 해법

TV와 냉장고 등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은 글로벌 수요 부진과 중국 가전업체의 약진이라는 이중 덫에 빠져 있다.

우선 수요 부진이 뼈아프다. 올해는 유로 2016(6월)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8월)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겹친 '짝수 해'이지만 글로벌 TV 시장은 잘해야 한자릿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 현상이 벌어지면서 경기가 꺾이고 있는 탓이다. 그나마 경제 체력이 튼튼한 한국의 원화는 신흥국 화폐 대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경쟁력 측면에서도 불리한 요인이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 가전업체들은 '밀어내기' 수준으로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경제가 호황을 보였던 시기에 집행한 대규모 시설투자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공장은 지었는데 막상 내다 팔 곳이 없는 셈이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이나 중소형 TV처럼 품질 경쟁력에 거의 차이가 없는 시장에서는 이미 덤핑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하이센스·스카이웍스 같은 중국 TV 업체들은 최근 해외시장에서 대대적인 인하 공세에 나서며 물량을 털어내고 있다. 32인치 내외 중저가 TV 제품은 중국과 한국산(産) 제품의 품질 차가 거의 없어 시장을 빠르게 잠식당할 가능성이 크다.

LCD 패널 역시 최근 시장 가격이 급락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이 생산량을 조절하지 않고 있어 가격 하락 충격을 한국 업체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부문의 지난해 4·4분기 영업익은 3,000억원으로 전 분기(9,300억원)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CE 부문은 지난해 북미 시장의 호조로 1조2,500억원의 영업익을 내 간신히 체면치레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경영환경이 더욱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 같은 악재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극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올해 초고화질(UHD) TV나 커브드 TV 같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더욱 높이는 한편 사물인터넷(IoT)과 TV의 결합도 본격적으로 시도할 예정이다. /서일범기자 squiz@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