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중앙아시아 산유국인 아제르바이잔의 구제금융을 검토하면서 국제유가 추락에 따른 산유국의 연쇄 국가부도 사태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IMF와 세계은행이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 실무진을 급파해 정부 관계자들과 40억달러 규모의 긴급 유동성 지원방안을 논의한다고 전했다. 유가 급락 이후 이들 기관이 경제위기를 맞은 산유국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을 검토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카스피해 연안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은 전체 수출의 95%를 원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는데 유가 추락에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정정불안이 가속화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중앙은행은 환율을 방어하느라 외환보유액이 1년 만에 절반으로 급감하자 지난달 달러 고정환율제(페그제)를 포기했고 통화가치는 한달 만에 35%나 폭락했다. 급기야 지난주에는 해외로 반출되는 외화에 20%의 세금을 부과하는 강력한 자본통제 정책을 도입했다.
세계은행 대변인은 "통화가치 하락과 저유가에 대응해 아제르바이잔 정부와 함께 즉각적이고 장기적인 대응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아제르바이잔 위기가 베네수엘라 등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FT는 "IMF와 세계은행은 중앙아시아에서 남미에 걸친 신흥국의 디폴트 시리즈를 우려하고 있다"며 "아제르바이잔 외에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에콰도르 등 다른 산유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