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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하는 대형 증권사인 KDB대우증권이 최근 며칠째 이어지고 있는 코스피지수 상승과 외국인의 수급변화에도 불구하고 "주식비중을 축소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이 "추세적 전환이 시작될 것"이라며 비교적 밝은 전망을 내놓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고승희 대우증권 연구원은 1일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양적완화 덕분에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반등하면서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이번 지수 반등 시기에 주식을 팔아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대우증권은 글로벌 각국의 정책변화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고 연구원은 "하락장 속에서도 통화정책 등 정책적 변화나 일회성 이벤트 '스테로이드' 덕분에 지수가 일시적으로 반등할 수는 있다"면서도 "근본적으로 전 세계적인 공급과잉 펀더멘털이 개선되지 않으면 효과가 지속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고 연구원은 이어 "경기 사이클에서 반드시 필요한 구조조정이 정책변수 때문에 오히려 미뤄지면서 실물경기 회복이 점점 더 늦춰지고 있다"며 "중국이나 한국시장에서 '좀비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주식가치가 급격히 하락해 코스피지수가 장기 박스권을 이탈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